드라마 원작! 이민진 장편소설 <파친코> 회복과 연민에 대한 강력한 이야기

 

※ 스포일러 있음 ※

 

역사는 우리를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몰아보기, 요약으로 보던 드라마 <파친코> 

요약본만 보더라도 가슴을 치는 장면들이 많았기에 정주행을 할 자신이 없어 계속 미뤄왔던 작품이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알고 있기에 이제 드라마 <파친코> 시즌3이 확정된 시점에서 결말이 어떤지 너무 궁금했고(스포 당해도 잘 보는 1인...) 또 소설과 드라마의 차이는 어떤지 궁금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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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국계 미국인인 작가가 어떤 계기로 일제강점기와 그 후손의 이야기를 다루는 소설을 쓸 수 있었는지 정말 궁금했는데, 예일대 역사학과를 전공한 작가는 재일교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후에도 일본계 미국인인 남편을 따라 일본에서 생활을 하면서 재일교포와 그 주변인에 대해 엄청난 수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지금의 <파친코> 소설을 완성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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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엄마와 큰어머니, 가장 좋아하는 큰아버지한테도 숨기는 큰 비밀은 노아가 더 이상 하나님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나님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온화하고 다정한 아버지가 감옥에 가게 두었다. 아버지가 하나님은 아이들의 기도를 아주 꼼꼼하게 듣는다고 말했는데도, 하나님은 2년 동안 노아의 기도에 응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노아가 말할 수 없는 가장 큰 비밀이 있었다. 일본인이 되고 싶다는 것이었다. 노아의 꿈은 이카이노를 떠나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것이었다. 

 

 

 

 

드라마 요약본을 보면서 가장 궁금했던 인물이, 노아라는 인물이었다. 

현재 시점에서 어른이 된 노아는 등장한 적이 없고, 계속 베일 속에 감춰져 있으면서, 선자 스스로가 나로 인해 망쳐졌다고 생각을 하는 것으로 보아, 노아라는 인물에게 분명히 무슨 일이 생긴 것은 분명할텐데, 그래서 소설에서 가장 궁금한 인물이 노아였다. 

 

 

노아는 K-장남으로 당연히 착하고 바르고, '효' 라는 개념을 사람으로 형상화하면 이런 모습일까 싶은 인물로 묘사가 된다. 

 

 

노아와 모자수(모세), 요셉과 이삭, 목사인 아버지.

 

성경 인물을 따서 이름을 지을 정도로 가족 전체가 하나님을 믿지만, 노아는 양부인 이삭의 옥살이와 죽음을 경험하면서 하나님을 믿지 않게 되었다. 또한, 노아는 일본에서 태어났음에도 어릴 때부터 수많은 차별을 겪어오며 일본인이 되고 싶었다. 어느 것에도 어울리지 못하고 결국에는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마음이 아팠다. 그러면서도 감히 노아라는 인물의 심리가 어렴풋이 예상되는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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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는 문제 있어 보이지 않았지만 결국 끔찍한 결과를 몰고 온 선택들이 떠올랐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경험을 할까? 화재 이후, 가끔씩 정신이 또렷하고 통증 없이 숨을 쉴 수 있는 감사한 순간이면 요셉은 자신의 삶에서 좋은 면을 보려고 했지만 그러기 어려웠다. 깨끗하게 빤 요에 누워서, 지나고 나니 분명해지는 실수들을 곱씹었다. 더 이상 조선이나 일본에 화가 나지는 않았다. 자신의 어리석음에 가장 화가 났다. 배은망덕한 남편이 된 자신을 용서해달라고 하나님에게 기도했다.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문구 중 하나였던 것 같다.

선택. 우리는 살면서 수없이 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매일, 매 순간, 매 초마다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크고 작은 선택을 하게 되는데, 그 선택에 의해 괴로운 책임을 지기도, 행복한 순간을 맞이하기도 한다. 선택은 자유의지에 의한 것이라고들 한다. 그래서 선택의 결과는 스스로가 지게 된다. 그렇지만 일제강점기 시대의 개개인이 내린 선택이 과연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이라고 할 수가 있을까, 마음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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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드라마 정주행을 한 것은 아니지만, 요약본을 베이스로 풀어보자면 

소설에서는 한수에 대한 선자의 애정이 훨씬 더 강력하게 나타났던 것으로 보인다. 선자의 속마음이 전지적 시점에서 묘사가 되면서, 남편인 목사 이삭과 결혼한 후에도 계속해서 한수에 대한 애증을 가진 것처럼 묘사되는 장면들도 꽤 있었던 것 같다. 한수는 선자보다 최소 열다섯살 이상은 많은 것으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선자에게는 '이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 보다 넓은 세상이 있고 나아갈 수 있음을 알려준' 사람 이었기에 한수가 첫사랑이기는 했었나보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또한 드라마에서는 수없이 시대가 교차되며 교차 편집이 이루어지는 반면, 소설에서는 서사가 시간 순서대로 이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소설을 결말을 읽고 나니 속이 후련한 느낌인데, 그러면서도 드라마 <파친코> 시즌3가 더욱 기다려진다. 

여태까지 아껴둔 <파친코> 시즌 1,2 를 정주행할 때가 온 것 같다.